동남아 QR결제 급성장 한국 은행들의 해외 전략과 GLN 질주

동남아에서 뜨는 QR결제, 한국 은행들이 뛰어드는 이유와 판도 변화

코로나19 이후 동남아 여행 붐이 다시 돌아오면서, 현지에서 보편화된 결제 방식인 QR결제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 은행권도 이 흐름을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QR결제 사업을 확대 중인데요. 특히 하나은행의 핀테크 자회사 GLN을 중심으로 거래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과 글로벌 브랜드 확장 기회를 동시에 잡고 있습니다. 오늘은 동남아 QR결제가 왜 중요한지, 어떤 은행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올지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왜 동남아에선 QR결제가 ‘주류’가 되었을까? -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음: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는 카드 인프라가 충분히 깔려 있지 않습니다. 대신 스마트폰 보급률은 빠르게 높아졌고, 가맹점 입장에서도 단말기 없이 QR 스티커만 붙이면 결제받기가 가능해 비용 부담이 적습니다. - 소액·일상 결제에 최적: 길거리 음식, 소매점, 모빌리티 등 생활 밀착형 결제에서 QR은 쉽고 빠릅니다. - 팬데믹이 촉진: 비접촉 결제가 선호되며 QR이 표준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 관광객 증가 효과: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 폭증으로, 외국인도 앱 하나로 결제 가능한 QR이 확산에 더 힘을 보탰습니다.

하나은행의 GLN, 동남아 QR결제의 ‘키 플레이어’ - 거래액 고성장: 하나은행이 2021년 분사한 핀테크 자회사 GLN의 올해 상반기 QR결제액은 318억 원으로, 2022년 반기(32억 원) 대비 약 10배 성장했습니다. 이 수치만 봐도 시장의 성장성과 사용자 채택이 얼마나 빨라졌는지 체감됩니다. - 강한 지역 포트폴리오: 결제의 60% 이상이 태국에서 발생하며, 라오스(약 24%), 일본(약 11.6%), 베트남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7월부터는 필리핀 결제도 지원을 시작했고, 올해 10월에는 중국·홍콩·마카오로 확대 예정입니다. - 여행자 친화 UX: 현지 통화로 자동 정산되는 QR결제를 통해 환전 없이 결제가 가능해 여행자의 비용·시간 부담을 낮춥니다. - ‘하나페이’와의 연동: GLN 해외 QR결제가 하나금융 주요 앱과 연동되며, 국내 이용자도 해외에서 자연스럽게 QR을 쓰는 경험을 만들고 있습니다.

은행이 QR결제에 진심인 이유: 수익 모델과 ‘돈의 체류’ - 결제 수수료 수익: QR이 주 결제수단인 동남아 시장에서 먼저 자리 잡으면 결제 처리 수수료(머천트 피)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 선불충전금의 파워: QR결제를 쓰려면 보통 앱에 돈을 충전합니다. 이 예치금은 은행 입장에서 저원가성 조달 수단이 됩니다. 실제로 GLN의 선불충전금 잔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약 5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늘었습니다. 결제가 늘수록 충전 잔액이 커지고, 이는 곧 안정적인 자금 조달로 이어집니다. - 7억 명의 잠재고객: 한국인 여행자뿐 아니라 동남아 현지 사용자까지 포괄할 수 있어, 결제를 발판으로 각종 금융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결제는 진입로’라는 말처럼, 대출·송금·환전·보험 등으로의 확장이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 브랜드 침투: 국경 간 QR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금융사 브랜드가 현지 생활 결제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국가 간 QR결제, 본격 시동: 하나은행의 정산 허브 역할 - 결제은행 단독 선정: 하나은행은 금융결제원이 추진하는 ‘국가 간 QR결제 서비스’에서 결제은행으로 단독 선정되어 해외 결제은행과 국내 은행·카드사 등 14개 기관의 정산을 맡습니다. - 환율 제공 + 확산 계획: 은행 간 정산에 필요한 환율을 제공하며, 인도네시아 1단계 시범 운영 후 베트남 등으로 점차 확대 예정입니다. - 의미: 국경을 넘어 QR로 결제하면, 뒤에서는 복잡한 환전·정산이 필요합니다. 하나은행이 이 정산 허브 역할을 맡는다는 건 국내외 결제 네트워크의 중심축이 되겠다는 뜻이죠.

KB·우리·신한도 가세: ‘QR 동맹’과 네트워크 연결이 핵심 - KB국민은행: 캄보디아 중앙은행과 국가 간 QR 기반 지급결제 시스템 구축·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 테스트 중입니다. 올해 말 스타뱅킹 이용자의 캄보디아 가맹점 결제 지원, 역방향(캄보디아 고객의 국민은행 가맹점 결제)도 연내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 우리은행: 베트남우리은행이 베트남 국영 결제 중계망과 협력해 태국에서 QR결제를 제공합니다. 베트남-태국 간 결제망을 연결해 태국 가맹점에서 별도 환전 없이 베트남 통화로 결제할 수 있도록 구현했습니다. - 신한카드: 유니온페이와 협력, 위챗페이 연동 QR결제를 지원하며 중국·중화권을 공략 중입니다.

태국·필리핀·홍콩까지: 지역별 특징과 기회 - 태국: 국가 표준인 PromptPay QR이 폭넓게 깔려 있어 수용성이 매우 높습니다. GLN 결제의 60% 이상이 태국에서 일어나는 이유이기도 하죠. - 라오스·베트남: 생활밀착형 가맹점에서 QR이 안정적으로 확산 중이며, 관광지 중심으로 외국인 결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 일본: 카드 인프라가 탄탄함에도,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QR 사용이 늘고 있어 여행자 대상 QR 결제는 유효한 니치입니다. - 필리핀: 대형 프랜차이즈·쇼핑몰 중심의 시범 운영을 넘어 전역 확대로 가속 중입니다. - 중국·홍콩·마카오: 알리페이·위챗페이가 강력한 시장이지만, 연동·상호호환을 통해 한국 사용자 경험을 개선할 여지가 큽니다.

여행자는 무엇이 좋아질까? - 환전less 여행: 앱에서 바로 현지 통화 결제, 잔돈 걱정과 환전 수수료 부담 감소. - 가맹점 접근성: 길거리 푸드부터 편의점, 마켓까지 QR 스티커만 보이면 결제 가능. - 지출 관리: 앱 내 사용 내역으로 예산 관리가 쉬워짐. - 안전성: 현금 소지 리스크 감소, 분실·도난 시 앱 차단으로 피해 최소화.

사업자(가맹점) 입장에선? - 낮은 초기 비용: 카드단말기 없이 스마트폰·QR스티커로 시작 가능. - 빠른 정산과 수수료 최적화: 국가 간 정산 체계가 안정되면, 외국인 매출 처리도 간편해집니다. - 고객 풀 확대: 한국·중국·동남아 상호 호환이 늘수록 관광객 매출 유치가 쉬워집니다.

유의할 점도 있다 - 일시 중단 이슈: 현지 파트너사의 시스템 점검 등으로 서비스가 일시 중단될 수 있어, 여행 전 이용 가능한 국가·시간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환율·수수료: 환전이 필요 없다고 해도, 앱 내 환산 환율과 해외 결제 수수료 구조를 체크하면 비용을 더 아낄 수 있습니다. - 데이터/로밍: QR결제는 온라인 연결이 필요합니다. 현지 유심·eSIM 또는 와이파이 계획을 미리 준비하세요.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 상호 호환 확대: 한국-동남아-중화권 간 QR 네트워크가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가 승부처입니다. - 표준화 경쟁: 국가 표준(QR 스펙)과 민간 간편결제의 연동 범위가 넓어질수록 사용자 경험이 좋아집니다. - 금융 서비스 확장: 결제를 시작으로 환전 없이 송금, 현지 대중교통 결제, 여행자 보험 등으로의 번들이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 규제·보안: AML/KYC, 소비자 보호, 사기 방지 기술이 고도화되며 신뢰 기반 성장이 중요해집니다.

정리하면, 동남아는 QR결제가 이미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고, 한국 은행권은 이 거대한 흐름에 맞춰 결제 수수료, 선불충전금, 브랜드 확장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고 있습니다. 우리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전 없는 간편 결제가 여행의 기본 옵션이 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죠. 다음 동남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출국 전에 본인이 쓰는 은행·카드 앱에서 해외 QR결제 지원 국가, 환율/수수료, 오프라인 결제 가능 여부만 체크해 두면 ‘지갑 없이 떠나는 여행’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추천 체크리스트 - 내 은행/카드 앱에서 해외 QR결제 지원 국가 확인 - 환율·수수료·일한도 점검 - 백업 결제수단(현금·국제카드) 소량 준비 - 현지 유심/eSIM 사전 개통 - 긴급 차단/고객센터 연락 경로 저장

이제 동남아 여행의 기본은 지도앱, 번역앱, 그리고 QR결제 앱입니다. 결제의 스트레스를 기술이 대신해 줄 때, 여행은 더 가벼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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