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 여행이 늘자 ‘QR결제’가 돈이 되는 이유: 한국 은행들의 새 먹거리 전략
요즘 해외여행 가보면 카드보다 ‘QR코드’가 더 자주 보이지 않나요? 특히 태국, 베트남, 필리핀 같은 동남아시아에서는 QR결제가 사실상 기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 은행들도 이 흐름을 놓치지 않고 QR결제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어요. 오늘은 왜 은행들이 QR결제에 주목하는지, 누가 어떻게 뛰고 있는지, 여행자 입장에서는 어떤 이점이 있는지 쉽게 풀어드립니다.
왜 동남아에선 QR결제가 대세일까?
- 신용카드 보급률보다 모바일 보급률이 높아요. 그래서 카드 단말기 없이도 스마트폰 카메라만 있으면 결제가 가능한 QR이 빠르게 퍼졌죠.
- 가맹점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낮고 설치 비용이 거의 없습니다. 종이 코드를 붙여두면 끝.
- 팬데믹 이후 비대면/비접촉 결제가 일상화되며 QR이 표준처럼 굳어졌습니다.
- 동남아 관광객과 여행지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외국인도 쉽게 쓸 수 있는 QR 인프라가 더 탄력을 받았습니다.
한국 은행들이 QR결제를 밀어붙이는 속내
- 수익 다변화: 단순 송금·대출을 넘어 결제 생태계에서 결제수수료 수익을 확보하려는 전략입니다.
- 현지 브랜드 확장: 동남아를 핵심 해외시장으로 보고 QR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 고객(잠재적으로 7억명 규모)에게 한국 금융 브랜드를 알릴 수 있어요.
- 저원가 조달 효과: QR로 결제하려면 선불충전(예치)이 필요한데, 이 충전금은 은행 입장에선 안정적인 저원가성 자금이 됩니다. 실제로 충전 잔액이 꾸준히 늘며 ‘디지털 예금’ 같은 역할을 하고 있죠.
- 환전·정산의 주도권: 국가 간 QR결제를 연결하면 은행이 환율 제공, 정산 허브 역할을 맡아 추가 수익과 네트워크 통제력을 확보합니다.
하나은행·GLN: 동남아 QR 망을 진짜로 ‘열고’ 있다
- GLN은 하나은행이 2021년에 분사한 글로벌 지급·결제 네트워크 전문 핀테크 자회사예요. 동남아 중심으로 QR결제를 확장 중이며, 결제액이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했습니다.
- 거래 지역 비중을 보면 태국이 가장 큽니다. 라오스, 일본, 베트남으로 다변화했고, 필리핀 지원도 시작하며 생태계를 넓히는 중이에요.
- 올해부터 필리핀 전역의 대형 프랜차이즈, 쇼핑몰은 물론 야시장·로컬 상점까지 QR결제가 가능해지며 ‘여행자가 바로 쓰는’ 서비스로 진화했습니다.
- 강점은 ‘앱 하나로 환전 없이 결제’ 경험입니다. 현지의 주요 간편결제/국가 QR망과 연동해 GCash, QR Ph, InstaPay 로고가 붙은 매장이라면 QR 스캔만으로 결제가 됩니다.
- 하나카드는 GLN 해외 QR결제를 공식 도입해 카드 앱에서도 해외 QR결제가 되도록 저변을 넓히고 있어요. 그룹 차원에서 결제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이죠.
국가 간 QR결제: ‘은행이 환전·정산을 맡는’ 차세대 인프라
- 하나은행은 금융결제원이 추진하는 국가 간 QR결제 서비스에서 결제은행으로 단독 선정되어, 국내 은행·카드사와 해외 결제은행 사이의 정산과 환율 제공을 담당합니다.
- 인도네시아에서 1단계 시범을 시작으로 베트남 등 아시아권으로 확장을 예고했어요. 이 네트워크가 자리 잡으면, 한국 앱으로 동남아 가맹점 결제, 동남아 고객의 한국 가맹점 결제가 자연스러워집니다.
다른 한국 금융사들도 본격 가세
- KB국민은행: 캄보디아 중앙은행과 손잡고 국가 간 QR코드 기반 결제 시스템을 공동 구축 중입니다. 연내 스타뱅킹 고객이 캄보디아 가맹점에서 결제하고, 캄보디아 고객도 국민은행 가맹점에서 결제하도록 양방향 연결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 우리은행: 베트남우리은행이 베트남 국영 결제 중계망과 협력해 태국에서 QR결제를 제공합니다. 베트남-태국 결제망을 직접 연결해 태국 가맹점에서 별도 환전 없이 베트남 동(VND)으로 결제하는 구조를 구현했죠.
- 신한카드: 유니온페이와 제휴해 위챗페이 연동 QR결제를 지원, 중화권 결제 접근성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여행자에게 뭐가 좋은가? 실전 혜택과 사용법
- 환전 없이 결제: 앱에서 현지 통화로 바로 결제되므로 환전 스트레스와 환전 수수료를 줄일 수 있어요.
- 결제 범위가 넓다: 편의점·카페·식당은 물론 시장과 로컬 상점까지 QR이 광범위하게 깔려 있습니다.
- 할인·캐시백 프로모션: 현지 간편결제사와의 공동 프로모션으로 캐시백·할인 이벤트가 자주 열립니다. 여행 일정에 맞춰 혜택이 있는 지역을 확인해보세요.
- ATM 출금 연계: 일부 국가에서는 QR로 ATM 출금까지 가능해 현금 필요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요.
- 팁: 출국 전 앱 업데이트와 본인확인(KYC), 해외 결제·알림 설정을 체크하고, 현지 데이터 환경(로밍/유심)을 확보하세요. 매장에서는 QR 스티커의 로고(예: PromptPay, GCash, QR Ph 등)와 연동 여부를 확인하면 실패 확률이 줄어듭니다.
가맹점·창업자에게도 이점이 크다
- 설치가 간단하고 비용이 적음: 단말기 없이 QR 스티커만으로 결제 시작이 가능합니다.
- 정산 투명성: 앱 기반이라 거래 내역 관리가 쉽고, 회계·세무 처리에도 유리합니다.
- 외국인 결제 수용성: 한국·동남아 주요 앱과 연결되어 외국인 고객의 결제를 자연스럽게 받게 됩니다.
QR결제의 비즈니스 모델, 은행 입장에서 보는 포인트
- 결제수수료: 거래액 증가와 함께 수수료 수익이 확대됩니다. 동남아는 QR이 표준이라 볼륨의 힘이 커요.
- 선불충전금: 고객이 충전한 금액은 은행의 저원가성 조달원이 됩니다. 충전 잔액이 커질수록 안정적 수익 기반이 확보되죠.
- 환전·정산 수익: 국가 간 결제 연결에서 은행은 환율 제공자이자 정산 허브로서 추가 수익과 데이터 접근권을 갖습니다.
- 데이터·마케팅: 지역·가맹점·카테고리별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초개인화 마케팅과 제휴를 확장할 수 있어요.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 커버리지 경쟁: 태국·베트남·라오스·일본에 이어 필리핀, 중국·홍콩·마카오 등으로 어디까지 빠르게 넓히느냐가 관건입니다.
- 상호 호환성: 각 국가의 표준 QR망(예: 태국 PromptPay, 필리핀 QR Ph 등)과의 연동 안정성, 처리 속도, 실패율 개선이 경쟁력을 가릅니다.
- 수수료와 환율: 소비자가 체감하는 총 비용(수수료+환율 스프레드)을 낮추는 곳이 승기 잡기 유리합니다.
- 규제·보안: 국가별 개인 정보, 외환·결제 규제를 충족하면서도 사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 로컬 제휴: 현지 간편결제, 통신사, 이커머스·여행 플랫폼과의 제휴가 결제 확산의 지름길입니다.
초보자용 간단 사용 가이드
- 준비: 출국 전에 해당 은행·카드 앱에서 해외 QR결제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본인 인증과 결제수단(계좌·포인트·선불머니) 연결을 마치세요.
- 현지에서: 계산대의 QR코드를 스캔하고 금액을 확인한 뒤 결제 승인. 결제 통화와 환율, 즉시 영수증 푸시 알림을 확인하세요.
- 문제 발생 시: 와이파이나 데이터 연결 상태를 먼저 점검하고, 실패 알림이 오면 다른 연동망 로고가 있는 QR을 시도하거나 점원에게 다른 QR(호환망)을 요청해보세요.
정리하면, 동남아의 QR결제 확산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결제 인프라의 표준화’에 가까워졌고, 한국 은행들은 이 흐름 속에서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사업자로 도약하려는 중입니다. 여행자는 더 편하고 싸게 결제하고, 가맹점은 저비용으로 외국인 수요를 받을 수 있으며, 은행은 수수료·충전금·정산 수익으로 비즈니스를 키웁니다. 올해와 내년, 필리핀·베트남·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누가 더 빨리, 더 넓게, 더 싸게 연결하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