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스틱 쓰레기, 왜 이렇게 많아졌을까?
요즘 뉴스를 보면 ‘한국은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 세계 최상위권’이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실제로 한국인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약 90.5kg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42.4kg)의 두 배가 넘습니다. 정부는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70%를 넘는다고 발표하지만, 이 수치에는 소각 후 에너지를 얻는 방식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발전용 원료로 쓰이는 부분을 빼고, 진짜 ‘물질 재활용’만 계산하면 실제로는 18% 수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런 현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이 진짜 해결책이라고 강조합니다.
일회용품 대체, 직접 행동에 나선 트래쉬버스터즈
이런 문제를 직접 해결해보고자 나선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트래쉬버스터즈의 곽재원 대표입니다. 그는 원래 10년 넘게 콘서트, 공연 등 대형 행사를 기획하던 사람이었는데, 이벤트 현장에 산더미처럼 쌓이는 일회용품 쓰레기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2019년,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라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
트래쉬버스터즈의 방식은 매우 간단합니다. 다회용 컵이나 그릇을 빌려주고, 사용한 뒤 전용 반납함에 넣으면 트래쉬버스터즈가 수거해 세척 후 다시 대여하는 구조입니다. 사용자는 설거지를 하거나 쓰레기를 치우지 않아도 되고, 관련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약 9000만 개의 일회용 컵 사용을 줄였다고 합니다. 하루에도 최대 14만 개의 다회용 컵을 세척해 공급하는데, 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 3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규모라고 하니 그 영향력이 실감됩니다.
AI와 자동화 기술로 더 깨끗하게, 더 경제적으로
트래쉬버스터즈는 기존 다회용기 서비스가 인건비 부담이 크고, 복잡한 세척 공정에 사람이 많이 개입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컵 검수와 분류를 자동화하고, 자체 개발한 고압·고온 물 분사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컵, 그릇을 대량으로 빠르고 위생적으로 세척할 수 있습니다.
세척 공정도 6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초고압(100bar)과 고온(70~80℃) 물 분사, 자외선(UV) 살균까지 더해져 미생물 검사 기준으로 일회용품보다 더 깨끗하다고 합니다. 여기에 물과 가스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까지 개발해, 탄소배출량도 일회용품 대비 20% 이하로 낮췄습니다. 즉, 위생·환경·경제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입니다.
기업과 스포츠 행사에서 빠르게 확산
트래쉬버스터즈의 고객은 네이버, 카카오, KT, 하이브 등 대기업이 많습니다. 이 회사들은 사내 카페나 행사에서 매일 다회용 컵을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스포츠 경기장(야구장, 축구장 등)에도 진출해 음료를 다회용 컵에 제공하는 시범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이런 성과 덕분에 트래쉬버스터즈의 매출은 매년 200%씩 성장하고 있고, 올해는 100억 원 돌파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3,000명이 참여하는 행사 기준으로, 기존에는 100리터 쓰레기봉투 350개가 필요했지만 다회용기 도입 후에는 8개로 줄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다회용기 시스템은 환경도 살리고, 쓰레기 처리 비용도 크게 줄여줍니다.
다회용기 확산, 정부와 사회의 역할도 중요
하지만 트래쉬버스터즈가 아무리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해도, 일회용품 사용 규제 등 정부 정책이 일관되지 않으면 시장이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도 몇 차례 번복된 바 있습니다. 곽 대표는 정부가 일회용품 규제에 대해 예측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쳐야 기업들이 준비하고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또, 일부 지자체에서 트래쉬버스터즈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모방해 세척장을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민간이 오랜 시간 투자해 개발한 기술과 노력이 존중받아야 하며, 공공 영역에서는 오히려 이런 시장이 더 성장할 수 있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습니다.
다회용기에서 ‘순환경제 시스템’으로
트래쉬버스터즈는 앞으로 하루 21만 개까지 세척할 수 있는 라인을 연내 3배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또 다회용 컵·그릇뿐 아니라 화장품 용기, 현수막 등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다른 품목까지 순환 솔루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다회용기 세척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우리 사회의 자원 순환 시스템 자체를 혁신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결론: 쓰레기 없는 미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매일 커피 한 잔, 음료 한 잔을 마시면서 무심코 일회용품을 쓰고 버립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습관이 쌓여 거대한 쓰레기 산을 만들고 있습니다. 트래쉬버스터즈처럼 시스템적으로 다회용기를 도입한다면, 환경도 지키고 비용도 아끼는 ‘착한 소비’가 가능해집니다. 나부터, 우리 회사부터, 우리 동네 카페부터 작은 변화에 동참해보는 건 어떨까요? 쓰레기 없는 미래는 우리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