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편리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화와 소상공인 규제 완화 소식

인건비 부담에 키오스크 도입, 하지만 장애인은 여전히 소외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식당과 카페, 병원, 은행 등에서 무인정보단말기, 즉 키오스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인건비 상승 때문입니다. 사람 대신 기계가 주문을 받고, 결제까지 처리하니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변화가 모두에게 편리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장애인들은 키오스크를 이용할 때 많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있는 장애인 중 절반 이상이 ‘주문이 늦어져서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치가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또, 버튼 위치를 찾기 어렵거나 메뉴 선택 방법이 복잡해서 사용이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터치가 잘 안 되거나 기기 작동이 느린 점도 불편을 키웠죠.

이 때문에 키오스크가 있어도, 장애인들은 여전히 직원에게 직접 주문하는 방식을 더 선호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조사에 참여한 장애인 중 44.8%가 직원 주문을 선호했고, 키오스크 주문을 선호하는 비율은 20.6%에 그쳤습니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란 무엇일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것이 바로 ‘배리어프리(Barrier-free) 키오스크’입니다. ‘배리어프리’란 말 그대로 장벽(Barrier)이 없는, 즉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에는 다음과 같은 기능이 추가됩니다.

  • 음성 안내 및 음성 인식: 시각장애인도 키오스크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음성으로 메뉴를 안내하고, 음성으로 주문이 가능하게 합니다.
  • 점자 표시: 버튼에 점자가 있어 시각장애인이 메뉴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 수어(수화) 영상 안내: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어로 사용법을 알려줍니다.
  • 높이 자동 조절: 휠체어나 키가 작은 어린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화면 높이가 자동으로 조절됩니다.
  • 화면 글자 확대, 고대비 색상: 저시력자나 노약자가 정보를 더 쉽게 볼 수 있도록 글자를 크게 하고, 색상 대비를 높입니다.
  • 키패드 주문 모드: 터치가 어려운 사람도 물리적 키패드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능 덕분에 장애인, 고령자, 어린이 등 누구나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무인주문기가 되는 것이죠.


정부의 의무화 정책과 소상공인들의 현실

정부는 2023년부터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공기관, 교육, 의료, 금융시설 등에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 28일부터는 2023년 1월 28일 이전에 키오스크를 설치한 곳까지 모두 교체 의무가 생길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과잉 규제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은 식당이나 카페 같은 경우, 키오스크 한 대 교체 비용만 수백만 원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정부 지원금이나 보조금이 충분하지 않고, 아직 보급 물량도 부족해 현실적으로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많죠.

이에 정부는 영세 소상공인(광업·제조업·건설업·운수업은 10명 미만, 그 외 업종은 5명 미만 사업장)에게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를 면제하는 쪽으로 규제를 완화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 소상공인 사업장은 약 596만 곳에 달하는 만큼, 상당수 영세 사업장은 부담을 덜게 됩니다.


장애인의 ‘디지털 접근권’, 우리 모두의 문제

장애인이 키오스크를 사용할 때 겪는 어려움은 단순히 개인의 불편이 아닙니다. 누구나 디지털 기술을 쉽게 이용할 권리, 즉 ‘디지털 접근권’이 보장되어야 진정한 사회적 평등이 실현됩니다.

그렇다고 모든 부담을 자영업자에게 떠넘겨서는 안 되겠죠. 정부의 지원 확대, 기술 개발, 현실적 규정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비용을 분담한다거나, 정부가 설치비 지원을 늘리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또한 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해 불편한 점, 필요한 기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구조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모두가 만족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변화,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키오스크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이미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에서 사람 대신 기계가 일을 하고 있죠. 하지만 기술 발전이 모두에게 혜택이 되려면, ‘포용성’과 ‘접근성’이 꼭 지켜져야 합니다.

내가 자주 가는 카페나 식당, 병원에서 키오스크를 사용할 때 “이 기계를 내 부모님, 내 친구, 장애인 이웃도 쉽게 쓸 수 있을까?” 한 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불편한 점이 있다면, 가게 주인이나 관리 담당자에게 의견을 전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장애인뿐 아니라, 나이 든 부모님, 아이들, 외국인까지 누구나 쓸 수 있는 키오스크가 더 많이 보급된다면 우리 사회는 한 발 더 따뜻해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행동한다면, 진짜 ‘배리어프리’ 세상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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