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자 장사’ 시대는 끝났다? 은행들이 수수료 수익에 집중하는 이유
최근 금융권을 둘러싼 ‘이자 장사’ 논란이 뜨겁습니다. 과거에는 은행이 대출 이자를 통한 수익에 크게 의존했다면,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자본비율 관리 압박, 그리고 사회적 시선 변화로 인해 은행들은 이자수익 외에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특히 2025년 하반기부터는 ‘비이자이익’—즉, 펀드, 보험, 신탁 등 다양한 금융상품 판매를 통한 수수료 수익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왜 ‘비이자이익’이 중요해졌을까?
은행의 가장 전통적인 수익원은 대출 이자입니다. 하지만 최근 가계대출 규제가 계속 강화되고, 기업대출 역시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등으로 인해 무한정 늘릴 수 없는 구조가 됐습니다. 대출이 늘어나면 자본비율을 맞추기도 더 힘들어집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자연스럽게 ‘이자 장사’에서 벗어나, 펀드, 보험, 신탁 등 다양한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로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대통령까지 나서서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언급하면서, 은행권에는 비이자수익 강화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상반기 5대 은행의 수수료 이익, 9천억 원 돌파
2025년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펀드·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신탁 등으로 벌어들인 수수료 이익은 무려 8,966억 원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15%가량 성장한 수치입니다.
특히 방카슈랑스(보험상품 판매) 수수료가 가장 크게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43%나 늘었습니다. 은행이 특정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팔 수 없도록 했던 ‘25% 룰’이 올해 초 완화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죠.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사를 자회사로 둔 KB금융과 NH농협지주 산하 은행들이 가장 큰 수혜를 봤습니다.
은행별 전략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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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방카슈랑스 1위
KB국민은행은 상반기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 이익이 1,050억 원으로, 5대 은행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자회사 보험사와의 연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183억 원에 불과했던 NH농협은행도 올 상반기 400억 원으로 2배 넘게 성장했습니다. -
우리은행, 보험사 편입 효과 기대
우리금융은 최근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그동안 보험사가 없었던 우리금융이 하반기에는 이들 보험사의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면서 방카슈랑스 수수료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신한은행, 펀드 판매로 수수료 확대
신한은행은 국내 주식형 펀드 ‘다시한번 코리아’의 흥행으로 펀드 수수료 이익이 약 5% 증가했습니다. 6월 중순 시작한 캠페인으로 한 달 만에 5,000억 원을 판매했고, 8월에는 1조 원 돌파도 예상됩니다. -
하나은행, 신탁 부문에 집중
하나은행은 시니어 전문 브랜드 ‘하나 더 넥스트’와 고가 주택 보유자를 위한 주택연금 신상품, 금 실물 신탁 상품 등 신탁 사업에서 하반기 성장세가 기대됩니다. -
NH농협은행, 전 부문 고성장
수수료 이익 자체는 5대 은행 중 가장 적지만, 성장률은 무려 22.6%로 가장 높았습니다. 펀드에서는 법인 비대면 채널 상품을 확대하고, 방카슈랑스에서는 자회사 보험사와 연계해 보장성 상품을 늘리고 있습니다. 신탁상품도 리뉴얼해 출시하는 등 모든 분야에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이후 변화
과거 은행들은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통해 큰 수수료 수익을 올렸지만, 최근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로 인해 KB국민은행 등은 한동안 ELS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그러나 9월부터는 다시 ELS 판매를 재개해 신탁 수수료 이익 확대에 나설 예정입니다.
자본비율 관리, 수수료에 집중하는 또 다른 이유
은행이 대출을 많이 해주면 수익은 늘지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등 각종 자본비율 규제를 맞추기 어려워집니다. 자본비율이 낮아지면 금융당국의 제재나 추가 자본 확충 압박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은 대출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수수료 수익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은행 수익구조, 어떻게 달라질까?
이제 은행은 단순히 대출이자를 받는 ‘이자 장사’에서 벗어나, 다양한 금융상품을 통해 수수료로 돈을 버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도 은행을 통해 다양한 투자 상품, 보험, 신탁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은행의 상품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 문제, 상품 이해도, 수수료 투명성 등 새로운 과제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은행들이 어떤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을지, 그리고 소비자와의 신뢰를 어떻게 쌓아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정리
- 은행권은 대출 중심의 이자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펀드, 보험, 신탁 등 수수료 수익 확대에 집중
- 규제 강화, 자본비율 관리, 사회적 요구 등으로 비이자이익이 필수 전략이 됨
- 각 은행별로 방카슈랑스, 펀드, 신탁 등 특화된 전략 펼치며 수수료 이익 성장세
- 앞으로 은행 수익구조의 다각화와 소비자 보호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
이처럼 변화하는 은행의 수익 구조, 앞으로도 꾸준히 관찰하며 여러분께 알기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