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보험사 부동산 매각 러시 자본비율 방어에 나선 금융권

금융권이 왜 부동산을 팔고 있을까?

최근 국내 은행과 금융지주, 그리고 보험사들이 보유 중인 부동산을 대거 매각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왜 갑자기 금융회사들이 부동산을 팔까?”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오늘은 이 현상의 배경과 의미,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까지 쉽게 풀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금융회사, 부동산 팔아서 뭐가 달라지나?

1. 보통주자본비율(CET1) 올리기 위한 현금 확보

금융회사들은 돈을 빌려주고, 여러 자산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건전성 지표’라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대표적으로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있는데, 이 비율은 은행이 위기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안전장치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비율을 산출하는 공식은 간단합니다.

[ \text{보통주자본비율(CET1)} = \frac{\text{보통주자본}}{\text{위험가중자산(RWA)}} ]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부동산은 위험가중치가 100%로 적용되어, 은행이 보유한 부동산의 금액이 고스란히 위험자산에 포함됩니다. 즉, 같은 금액이라도 부동산을 팔아 현금으로 바꾸면, 현금은 위험가중치가 0%이기 때문에 자본비율이 크게 개선됩니다.


2. 규제 기준 상향, 선제적 대응

현재 5대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은 9%를 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연말부터 이 규제선을 11.5%까지 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규제 기준이 강화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미리 대비해야 하죠. 만약 기준을 못 맞추면 각종 제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은 리스크가 큰 부동산부터 서둘러 현금화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 매각 사례와 움직임

  • KB국민은행: 최근 통폐합한 점포 13곳을 1,335억 원에 매각 공고.
  • 우리금융그룹: 명동 디지털타워(2019년 매입, 현재 시세 약 40% 상승 추정)와 연수원, 공실 지점 15곳 등 4,500억 원 상당의 부동산 현금화 추진.
  • 신한은행: 서울 망우동 지점을 ‘세일앤드리스백’(팔고 다시 임차) 방식으로 매각.
  • IBK기업은행: 경기 성남 IT지점 등 110억 원 규모 공실 부동산 매각.

이처럼 주요 은행들은 유휴 부동산(쓰지 않는 건물, 공실 점포 등)을 중심으로 정리해 자본비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보험사도 자본비율 ‘비상’

은행뿐 아니라 보험사도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급여력비율(RBC, K-ICS) 관리

보험사들은 ‘지급여력비율’(RBC, K-ICS)을 관리해야 하는데, 이 비율이 낮아지면 보험금 지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최근 1분기 손해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하락하며, 권고치(150%)를 밑도는 회사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 롯데손해보험: 146.4% → 101.6%
  • KDB생명: 44.5% → 40.6%
  • MG손해보험: 42.7% → -15.3%

일부 대형 보험사도 150%대까지 떨어지면서, 자본확충을 위해 후순위채권,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왜 지금이 부동산 매각엔 불리한 시기일까?

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한산하고,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침체되어 있어, 좋은 가격에 팔기가 쉽지 않은 시기입니다. 그럼에도 금융권은 ‘건전성 지표’ 개선이 워낙 급하기 때문에, 당장 이익이 크지 않아도 부동산을 팔고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금융권의 숙제

은행과 보험사가 이렇게 부동산을 팔고 자본비율을 높이면, 당장은 위기 대응 능력이 강화됩니다. 다만, 자본비율 맞추기에만 몰두하다 보면 기업 인수·합병(M&A) 등 공격적인 투자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금융권 전체가 ‘안전선’에 집중하다 보니, 성장 동력이 다소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보험사들의 경우, 정부가 지급여력비율 하한선을 낮췄지만, 여전히 기준에 못 미치는 곳이 많아 추가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정리하며

요약하자면, 지금 은행과 보험사가 부동산을 팔아치우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건전성’ 때문입니다. 자본비율을 높여야 각종 규제도 피하고, 위기에도 안전하게 버틸 수 있기 때문이죠. 지금은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지만, 금융권 입장에서는 “팔 때 팔더라도, 안전장치부터 챙기자”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앞으로 금융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자본을 확충할지, 그리고 부동산 시장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추가로 알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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