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학, 데이터, 그리고 우리의 미래: 천정희 교수의 이야기
최근 AI와 빅데이터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데이터 보안’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화두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스마트폰, 인터넷 뱅킹, 유전자 검사, 의료 데이터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내 정보를 맡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소중한 정보를 진짜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오늘은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암호학자, 천정희 교수의 연구와 그가 이끄는 크립토랩의 혁신적인 보안 기술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겠습니다.
암호학은 왜 중요한가?
암호학은 단순히 ‘비밀번호를 걸어두는 것’ 이상입니다. 우리가 온라인에서 주고받는 모든 데이터, 병원에서 관리되는 의료 정보, 심지어는 우리의 DNA 정보까지도 암호학의 보호 아래 있습니다. 천정희 교수는 “암호학은 이론과 산업을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학문”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암호학은 수학적 원리와 컴퓨터 과학, 그리고 실생활의 보안 문제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동형암호란 무엇인가? 쉽게 풀어보는 혁신 기술
동형암호(Homomorphic Encryption)는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아주 강력한 기술입니다. 기존의 암호화 기술은 데이터를 사용할 때 반드시 암호를 풀어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내 계좌 정보를 분석하려면 ‘금고’를 열고 데이터를 꺼내 작업해야 하죠. 하지만 동형암호는 금고를 열지 않고도 금고 안의 돈(데이터)을 계산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병원이나 금융기관, 심지어 AI가 내 데이터에 직접 접근하지 않고도 필요한 계산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암 발병 확률을 계산할 때 내 의료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도 결과만 얻을 수 있는 거죠. 이렇게 하면 해킹이나 정보 유출의 위험이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
동형암호의 현실적 한계와 천정희 교수의 돌파
동형암호는 오랫동안 ‘암호학의 성배’라 불렸지만, 실용화에 큰 장애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처리 속도’가 너무 느렸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연산을 암호화된 상태로 처리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이죠.
천정희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고리즘 구조를 단순화하고,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2016년 동형암호를 실제 산업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017년에는 국제 유전정보 분석 보안대회(iDASH)에서 동형암호로 암환자 900여 명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기존 세계 2위보다 30배 빠른 속도를 보여주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금은 이 기술이 더욱 발전해 100배 이상 빨라진 상태입니다.
크립토랩, 세계를 무대로 혁신을 이끌다
천정희 교수는 2018년 동형암호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크립토랩을 창업했습니다. 크립토랩은 ‘혜안’이라는 이름의 동형암호 솔루션을 개발해 의료, 금융, 공공 데이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크립토랩은 국민연금공단, 신용평가사, 유전자 검사 기업 등과 협력해,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도 신용평가나 맞춤형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부의 K클라우드 사업과도 협력해 ‘사생활 보호 AI’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AI 시대, 보안의 미래는?
요즘은 챗GPT 같은 AI가 인간의 업무를 대신하고,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 AI들이 금융정보, 생체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다루려면 강력한 보안 기술이 필수입니다. 천정희 교수는 “99.9% 방어율 솔루션”을 결합해 해킹의 메리트를 없애는 것이 앞으로 산업 보안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최근 발생한 통신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같은 사고도, 동형암호 기술이 적용된다면 설령 일부 정보가 유출되어도 활용이 불가능해 해킹의 가치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한국, 그리고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에 바라는 점
천정희 교수는 현재 크립토랩이 한국, 프랑스, 미국에 지사를 두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밝힙니다. 프랑스에서는 이론 연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협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아쉬움도 남긴다고 합니다.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경영이나 투자, 특허 등 기업 운영을 지원하는 환경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죠. 천 교수는 대학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결론: 미래를 지키는 기술, 동형암호
우리가 AI와 빅데이터의 혜택을 안전하게 누릴 수 있으려면, 데이터 보안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동형암호는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도 필요한 연산을 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앞으로 의료, 금융, AI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천정희 교수와 크립토랩의 도전은, 한국이 세계 보안 기술의 중심에 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데이터가 더욱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혁신적인 서비스도 자유롭게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요약
- 동형암호란? 암호화된 상태로 데이터를 계산하는 기술
- 천정희 교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암호학자, 크립토랩 창업자
- 크립토랩: 의료,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동형암호 상용화 성공
- AI 시대 보안: 개인정보 유출 없는 데이터 활용이 필수, 동형암호가 열쇠
- 한국 스타트업: 기술력+경영지원 패키지 필요, 글로벌 진출 가속화 기대
암호학의 진화가 우리 일상을 더 안전하게 바꿀 날이 머지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