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약 줄이는 혁신, AI로 곰팡이병을 미리 잡는다!
호주 스타트업 '바이오스카우트' 이야기
농작물과 농약, 떼려야 뗄 수 없는 현실
우리나라에서 농작물을 키울 때 농약 사용은 거의 필수입니다. 유기농 재배가 전체 농경지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보니, 대부분의 농가는 병해충을 막기 위해 농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특히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덥고 습한 날씨, 그리고 최근 잦아진 기상 이변 때문에 병해충이 더 많이 발생해 농약 사용량을 줄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실제로 우리나라는 농지 1헥타르(ha)당 농약 사용량이 OECD 국가 중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습니다. 농약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지만, 과다 사용하면 사람 건강과 환경 모두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고민이 따릅니다.
‘공중 곰팡이 포자’를 잡아내는 AI 기술 등장
이런 상황에서 최근 호주의 한 스타트업이 농약 사용량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신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바로 '바이오스카우트(BioScout)'라는 회사인데요, 이 회사가 개발한 장비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곰팡이 병원균의 포자를 자동으로 탐지해주는 장치입니다.
이 장비를 예를 들어 포도밭에 설치하면, 포도나무에 곰팡이병이 실제로 발생하기 전에,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곰팡이 포자를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병이 번지기 전 단계에서 위험 신호를 포착해서, 꼭 필요한 시점에만 맞춤형 방제약을 뿌릴 수 있는 거죠. 덕분에 농약 사용량을 크게 줄이고, 비용은 물론 환경 부담도 덜 수 있습니다.
바이오스카우트 장비, 어떻게 작동할까?
바이오스카우트의 장비는 겉보기에는 단순하지만, 내부는 첨단 기술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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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흡입구: 장비 앞쪽에 5cm 정도 돌출된 공기 흡입구가 있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자동 회전하며 공기를 빨아들입니다. 바람이 없을 때는 내장 팬이 공기를 끌어당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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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이 테이프 & 현미경: 흡입된 공기 속 먼지, 곤충, 그리고 곰팡이 포자 등 다양한 입자들이 내부 끈끈이 테이프에 붙습니다. 이 테이프는 아주 작아서(2mm×8mm) 정밀한 현미경으로 사진을 찍듯 스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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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미지 분석: 찍은 이미지는 클라우드로 전송되고, 바이오스카우트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이 머신러닝 기법으로 어떤 곰팡이 포자인지 판별합니다. 이미지 한 장을 220개 조각으로 나눠 분석해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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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 맞춤 경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농장에 곰팡이병 경보를 미리 보내 방제 시기를 안내합니다.
어떤 곰팡이병을 탐지할 수 있을까?
바이오스카우트의 장비는 곡물의 녹병, 흰별무늬병, 그물무늬병, 유지작물의 무름병, 포도의 백분병·노균병, 채소의 알터나리아·보트리티스 등 다양한 곰팡이병을 탐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곰팡이병이 전체 농작물 병해충의 60%를 차지하는 환경에서는 특히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비용과 실제 적용 사례
바이오스카우트는 장비 판매가 아니라 구독형 서비스 모델을 운영합니다.
- 1ha(3,000평) 농지에 장비 2대 설치 기준: 연간 약 1,760만원(2만 호주달러)
주로 대규모 기업형 농장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유럽과 남미의 대형 농장 여러 곳에서 이미 사용 중입니다.
한국 진출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하니, 머지않아 우리나라 농장에서도 이 첨단 장비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농업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장
바이오스카우트의 기술은 농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 현미경과 AI 기술이 발전하면 박테리아 등 세균성 병원균도 탐지할 수 있게 되고,
- 가축 전염병 예방,
- 병원·학교·사무실 등 실내 공기 오염 감지,
- 생화학 무기나 산업현장 안전 감지,
- 산불 연기 조기 감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스마트 농업의 미래, 이미 시작됐다!
농약은 농업 생산에 꼭 필요하지만, 과다 사용은 건강과 환경 모두에 부담이 됩니다. 바이오스카우트의 AI 기반 곰팡이병 조기 탐지 시스템은, 병해충을 미리 막으면서도 농약 사용량을 크게 줄여주는 혁신적인 해결책입니다. 앞으로 이런 스마트 농업 기술이 더 널리 퍼진다면, 농가의 부담도 줄이고 우리 식탁도 더 안전해질 것 같습니다.
미래 농업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환경도 지키고, 생산성도 높이는 똑똑한 농업,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