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한국을 잇는 다리 최정화의 언어와 도전 이야기

프랑스어 통역의 대모, 최정화 교수 이야기: 레지옹 도뇌르 훈장과 한불 문화교류의 산증인

프랑스와 한국을 잇는 다리, 그리고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평생을 바쳐온 한 여성. 오늘은 최근 프랑스 최고 권위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오피시에'를 수상한 최정화 교수의 삶과 철학, 그리고 그녀의 특별한 프랑스어 학습법에 대해 쉽게 풀어보려 합니다.


새벽 5시의 프랑스어, 평생 배우는 자세

최정화 교수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됩니다. TV5몽드와 BBC 뉴스를 시청하며 아침 7시까지 프랑스어로 세상을 접하는 것이 일상입니다. 이미 프랑스어 통역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력을 쌓았지만, 그녀에게 언어는 멈춤이 없는 여정입니다. "아직도 새로운 표현을 들으면 언어 세포가 깨어나는 기분"이라고 할 정도로, 배움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식을 줄 모릅니다.

최 교수는 젊은 시절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들은 샹송 한 곡에 매료되어 프랑스어의 세계에 빠져들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때부터 프랑스어는 그녀 인생의 큰 축이 되었습니다.


프랑스 최고 훈장, 두 번의 영예

최근 최정화 교수는 한국 여성 최초로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오피시에' 훈장을 받았습니다. 이미 2003년, 같은 훈장의 '슈발리에'(기사장) 등급을 받았던 그녀는 22년 만에 한 단계 더 높은 영예를 안은 셈입니다.

'레지옹 도뇌르'는 1802년 나폴레옹이 제정한 프랑스 최고의 훈장으로, 그랑크루아(대십자장), 그랑오피셰(대장군장), 코망되르(사령관장), 오피셰(장교장), 슈발리에(기사장) 등 5등급으로 나뉩니다. 한국인 중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고 조중훈·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고 이건희 삼성 회장 등이 수훈한 바 있습니다. 이렇듯 최 교수의 수상은 한국과 프랑스 양국의 우호와 문화교류에 큰 상징성을 지닙니다.


세계 속의 한국, 최정화 교수의 발자취

최 교수의 커리어는 국제 무대 그 자체입니다. 1978년 한국외대 프랑스어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파리 제3대학 통번역대학원(ESIT)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통번역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20여 년간 2,000회가 넘는 국제회의에서 통역을 맡으며,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등 여러 대통령의 외교 무대도 함께했습니다.

특히 1993년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미테랑 대통령 부부의 일정에 동행하며 통역을 담당했던 일화는 아직도 회자됩니다. 미테랑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아이스 브레이킹 소재를 고민하자, 최 교수는 프랑스 관용어구를 소개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두 정상은 자연스럽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외국어 정복의 비결: ‘끊임없이 듣고, 바로 활용하라’

최 교수는 외국어를 잘하는 비법으로 '지속적으로 듣고, 실제로 활용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유학 시절 프랑스인 친구들과 화투를 프랑스어로 가르치며 생생한 언어를 익혔고, 지금도 후배들에게 "아침에 20분 프랑스어를 들었다면, 낮에는 반드시 그 표현을 써보라"고 조언합니다.

그녀는 "단순히 직역하는 것이 아니라, 발화자와 청자,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 진짜 통역"이라고 말합니다. 언어를 도구가 아니라 '문화와 사고방식의 집합'으로 여기기에 가능한 조언입니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과 세계 속의 한국 알리기

2003년, 최 교수는 CICI(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를 설립해 한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CICI는 한일월드컵과 북핵 위기 등으로 세계가 한반도에 주목하던 시기에, 민간 차원에서 한국의 문화, 예술, 경제,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경쟁력을 알릴 필요성을 느껴 탄생했습니다.

매년 '한국이미지상'을 통해 각 분야에서 한국을 빛낸 인물을 선정, 시상하며 한국의 긍정적 이미지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최정화 교수의 한마디: “성숙한 한국 알리기에 힘쓸 것”

최 교수는 이번 레지옹 도뇌르 수훈을 "한국과 프랑스, 그리고 세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인정받은 것"이라 자평합니다. 앞으로도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기 위해, 그리고 젊은 세대에게 언어와 문화를 통한 세계와의 소통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힘쓸 계획입니다.


맺음말: 호기심과 열정이 만든 세계 속의 한국인

최정화 교수의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호기심'과 '도전'. 누구보다 먼저 미지의 세계에 다가가고,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받아들이며, 그 배움을 세계와 나누는 삶. 그녀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 우리 모두에게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프랑스어 한마디, 새로운 표현 하나에도 설렘을 느끼는 최정화 교수처럼, 여러분도 오늘부터 작은 호기심을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요? 한국과 세계를 잇는 다리는 우리 각자의 일상에서도 시작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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