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초고율 관세,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반사이익 가능성 쉽게 정리
최근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 대만, 인도 등 여러 국가에 대해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산 수출 제품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관세 정책이 단순히 한국에 유리하게만 작용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이슈를 처음 듣는 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주요 내용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미국의 초고율 관세, 무슨 일이 일어났나?
미국은 최근 주요 교역국들에 상호관세(상대국도 미국에 높은 관세를 매기면 미국도 똑같이 보복 관세를 매기는 방식)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멕시코에는 25%, 캐나다에는 35%, 대만에는 20%, 인도에는 25%의 높은 관세가 적용됐습니다. 반면 한국, 일본, EU 등은 15%의 관세율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이렇게 미국이 특정 국가에 더 높은 관세를 매기면, 해당 국가의 제품 가격이 올라가게 되고, 그만큼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다른 나라(한국 등)의 제품을 더 찾게 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국 수출업계의 반사이익 기대감
이런 상황에서 한국산 자동차, 자동차 부품, 기계류, 전기·전자제품, 석유제품 등은 주요 경쟁국인 캐나다, 멕시코, 대만, 인도산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멕시코와 베트남, 대만 등이 낮은 가격을 무기로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을 대체해온 품목들(자동차, 부품, 기계 등)에서는 한국 제품이 다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또한, 미국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율을 한국에 15%로 낮추고, 반도체 등에도 최혜국 대우를 적용하기로 해, 미국 시장 내 한국 제품의 수출 환경이 상대적으로 개선된 것도 긍정적 신호로 평가됩니다.
‘우회수출’의 함정,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이유
하지만 모든 상황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한국 기업들이 캐나다, 멕시코, 대만 등에 중간재(부품, 소재 등)를 수출해 이들 국가에서 조립·가공한 뒤 미국에 최종재로 수출하는 ‘우회수출’ 규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 지난해 한국에서 멕시코로 수출한 136억 달러 중 38.9%가 미국에서 최종 소비 - 캐나다는 16.1%, 대만은 12.0%가 미국으로 최종 귀착
즉, 미국이 이들 국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산 중간재가 들어간 최종제품도 미국에서 더 비싸지게 돼 한국 기업도 부담을 안게 되는 구조입니다. 지난해 기준, 이 세 나라를 통한 미국 우회수출 규모는 약 11억 달러(약 1조 5천억 원)에 달합니다.
실제 수출 현황: 한국은 마이너스, 경쟁국은 플러스
실제 올해 미국의 수입 동향을 보면, - 미국의 최종재 수입이 25.1% 증가했지만, - 한국의 대미 최종재 수출은 14.4% 감소, - 반면 멕시코는 11.4%, 캐나다는 3.9% 증가
특히 한국의 기계류 대미 수출은 7.4% 감소, 멕시코와 대만은 각각 55.1%, 94.7% 증가했습니다. 의료·정밀·광학 부문도 한국은 17.4% 줄었지만, 멕시코 3.7%, 캐나다 13.6%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즉, 그동안 미국 내에서 한국의 빈자리를 멕시코, 캐나다, 대만 등이 빠르게 메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관세 정책으로 이 흐름이 뒤집힐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관세 인상, 어떤 품목에서 반사이익이 기대되나?
특히 기계류, 전기·전자제품, 석유제품 등은 한국, 캐나다, 멕시코, 대만, 인도 5개국이 미국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품목들입니다. 이 중에서 관세 격차가 커지면서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자동차·부품, 반도체 등도 품목별로 관세 인상에서 상대적인 수혜가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부품은 미국과의 무역합의로 관세율이 15%로 유지되고, 반도체도 최혜국 대우를 받게 되었습니다.
관세 효과,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반사이익이 장기적으로 계속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은 주요국과의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일본, EU 등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국가들도 비슷한 관세 조건을 적용받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특별한 이점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관세 인상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고, 미국 내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경우, 결국 수출국 모두가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한국의 수출 실적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의 7월 수출액은 608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하며 두 달 연속 수출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88.2%)와 무선통신기기(104.2%)의 대미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 지난달 대미 수출도 1.4% 증가했습니다.
마무리: 기회와 리스크, 모두 준비해야
정리하자면, 미국의 초고율 관세 정책은 일부 품목에서 한국산 제품에 반사이익을 줄 수 있지만, 우회수출 구조와 글로벌 공급망, 미국 내 소비자 수요 등 복합적인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무역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기회와 리스크 모두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