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기자재, 해상풍력 시장까지 잠식 시작!
태양광의 전철을 밟는 대한민국 해상풍력 산업
최근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서 중국산 기자재의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태양광 패널 분야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던 중국이,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해상풍력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국내 업계에 큰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오늘은 중국산 기자재가 국내 해상풍력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쉽게 풀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중국산 해상풍력 기자재, 국내 점유율 얼마나 되나?
최근 국회와 산업계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들어온 외국산 터빈 설비용량은 약 311MW로, 국내 제조 터빈(약 316MW)과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 외국산 터빈의 대부분은 중국이나 유럽에서 들어온 것으로 파악됩니다.
더 놀라운 점은 핵심 부품 중 일부가 거의 전량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풍력 발전기용 휠(회전축 부품)의 2021년 이후 수입량은 976톤에 달하는데, 이 모두가 중국산입니다. 발전기와 터빈을 연결하는 클러치의 경우도 31톤 중 64.5%가 중국산이고, 풍력 발전기용 전동기 부품은 전체 2395톤 중 무려 84.6%가 중국산입니다.
중국산이 왜 이렇게 많이 쓰일까?
중국산 기자재가 많이 쓰이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입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중국 제품이 국내 제품보다 30~40% 저렴하다고 평가합니다. 중국은 이미 자국 내 대규모 풍력발전 시장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고, 저렴한 인건비와 대량생산으로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들은 터빈뿐 아니라 블레이드(날개), 기어박스, 해저케이블 등 다양한 부품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자재 공급을 넘어 시공, 설치 등 사업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남 영광 낙월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는 중국 기업이 터빈 64기와 해저 케이블을 공급하게 되었고, 중국 선박과 인부들이 시공 현장에 투입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가장 큰 문제는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태양광 산업이 이미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잃었던 것처럼, 해상풍력도 같은 길을 걷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핵심 부품과 기자재를 중국에 의존하게 되면, 국내 기업의 기술 축적이나 고용 창출 효과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해상풍력 터빈과 하부구조물 시공은 전체 사업비의 20~25%를 차지하는데, 이 영역을 중국 기업이 차지하면 국내 기업의 성장 기회가 크게 줄어듭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만약 중국산 부품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국내 해상풍력 사업 전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업계의 대응은?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는 해상풍력 터빈 국산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책과제로 10MW급 대형 국산 터빈을 개발해 상용화 실증을 진행 중이고, 이 터빈을 실제 해상 프로젝트에 적용해 ‘트랙 레코드(실적)’를 쌓으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국산 터빈을 사용하는 프로젝트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정책 지원도 예고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무엇을 조언할까?
산업계와 전문가들은 태양광에서 이미 ‘손쓸 수 없게’ 된 전철을 해상풍력에서만큼은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국내 제조업체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아직 부족한 만큼, 부품 공장이라도 국내에 유치하거나 외국 기업의 부품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국내에서 생산해 기술 이전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를 통해 고용 창출은 물론, 점차적으로 자체 기술력도 축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해상풍력 시장,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해상풍력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지금처럼 중국산 저가 제품에만 의존한다면, 미래의 에너지 산업 주도권도 내줄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업계, 연구기관이 힘을 합쳐 국산화와 기술력 강화에 집중해야 할 시점입니다.
- 국산 터빈 개발과 실증 프로젝트 확대
- 국내 부품 공장 유치 및 OEM 생산 활성화
- 중국산 의존도 줄이기 위한 정책적 인센티브 제공
- 국내 업체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성 확보
결국, 해상풍력 산업의 미래는 단순히 값싼 제품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경쟁력과 기술 자립에 달려 있습니다. 태양광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리만의 산업 생태계를 튼튼하게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여러분도 앞으로 해상풍력 발전소나 풍력 터빈 뉴스를 접할 때, ‘이 부품이 어디에서 왔을까?’, ‘국산화는 얼마나 되고 있을까?’ 한 번쯤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이 친환경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