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최저임금 인상, 자영업자는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편의점 사장님의 하루는 몇 시간일까?
경북 경산에서 GS25 편의점을 운영하는 채 모씨(34)는 하루 14시간, 일주일 내내 매장에 나가 일을 합니다. 계산대 옆에 야전침대를 놓고 잠깐씩 쉴 정도로 가게를 지키는 이유는 바로 높은 인건비 부담 때문입니다. “직장인들은 주 52시간을 일한다는데, 나는 주 98시간을 일한다”는 그의 말처럼, 많은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본인의 노동력을 ‘갈아넣고’ 있습니다.
2025년 최저임금, 얼마로 오르나?
2025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10,32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이는 2024년보다 1.7% 오른 금액입니다. 주 40시간 근무 기준으로 월급은 약 2,096,270원이 됩니다. 이 인상폭은 최근 몇 년에 비해 낮지만, 여전히 자영업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최저임금 인상, 왜 힘들까?
최저임금이 오르면 단순히 시급만 오르는 게 아닙니다. 주휴수당, 4대 보험, 각종 수당과 지원금도 함께 인상됩니다. 예를 들어,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직원에게는 유급휴일(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하죠. 최근에는 15시간 미만 근로자에게도 주휴수당을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자영업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고용노동부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확대가 함께 적용되면 연간 1조 3,700억 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중 주휴수당이 8,900억 원을 차지합니다.
자영업자, “직원 쓰느니 혼자 일하는 게 낫다”
서울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박 모씨(55)는 “최저임금 인상에 주휴수당, 퇴직금까지 더하면 내가 직원보다 적게 번다”고 토로합니다. 그는 “직원을 고용하는 것보다 차라리 1인 매장, 무인 매장이 낫겠다”며 후회를 나타냈습니다. 실제로 “1인 매장으로 월 70만 원 남기는 게, 직원 써서 매출 200만 원 올리는 것보다 낫다”는 현실적인 계산이 나오고 있습니다.
소상공인, 가족경영과 초단기 고용이 늘어나는 이유
이병덕 경기도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금도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부담 때문에 가족끼리 운영하거나, 초단기 아르바이트만 쓸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주휴수당, 4대 보험, 퇴직금 등 각종 비용이 늘어나면서 가족경영과 초단기 고용이 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자영업자들이 ‘사람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매장 운영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제조업도 버티기 힘들다
편의점, 식당뿐 아니라 작은 제조업체들도 인건비 인상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패널을 만드는 한 업체 대표는 “원자재 가격이 3년 만에 1.5배 올랐는데, 인건비까지 오르니 숨이 막힌다”고 말합니다. 연구개발(R&D) 지원 등 정책적 도움이 없다면, 경영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이어집니다.
경제단체와 전문가의 의견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이 노사 합의로 이뤄진 점은 의미 있다”면서도, “내수 침체, 고물가로 어려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정부의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이번 인상이 큰 부담이 되므로, 규제 완화와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모두에게 좋은 일일까?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안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인건비 부담이 급증하면서 자영업자, 중소기업에게는 경영 압박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결국, 사람을 덜 쓰거나 무인 매장, 가족경영 등으로 구조가 바뀌고 있습니다. 급격한 인건비 상승이 소비자 가격 인상, 일자리 감소,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요약
- 2025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10,320원, 월 약 209만 원으로 인상
- 인건비 부담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본인 노동력 갈아넣기’, 가족경영, 무인화로 대응
- 주휴수당 등 각종 법정수당과 4대 보험, 퇴직금까지 함께 오르면서 부담 가중
- 제조업, 자영업 모두 경영 압박 심화… 정부의 실질적 지원과 규제 완화 필요
최저임금 인상은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변화를 불러옵니다. 근로자의 생활은 개선되지만,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균형을 찾아갈지, 지속적인 논의와 정책적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