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생명보험, 1건당 가입금액이 13년 만에 최저치…왜 이렇게 변했을까?
생명보험 가입금액, 13년 만에 '최저' 기록
올해 국내 생명보험 시장에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새로 체결된 생명보험 1건당 가입금액이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입니다. 여기서 '가입금액'이란,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사고나 질병 등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최대 보상 한도를 말합니다.
2025년 4월까지 국내 생명보험 신계약 1건당 가입금액은 2,703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12년 말(2,646만 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최근 10년간 꾸준히 3,000만 원 안팎을 오가던 생명보험 가입금액이 올해 다시 크게 낮아진 겁니다.
전체 계약액 '급감', 계약 건수는 완만한 감소
이처럼 1건당 가입금액이 줄어든 데에는 전체 생명보험 계약액의 급격한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2012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새롭게 체결된 생명보험 계약 규모는 무려 411조 원에 달했지만, 2024년 말에는 235조 원으로 40% 넘게 축소됐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신계약 건수는 1,589만 건에서 1,394만 건으로 약 12%만 감소했습니다. 즉, 계약 자체는 예전만큼 많이 체결되고 있지만, 한 건당 가입금액은 줄어든 셈입니다.
종신보험·연금보험 '인기 하락', 신세대의 변화된 가치관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보험을 바라보는 젊은 세대의 달라진 시선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노후 대비나 유가족 보장을 위해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 등 고가의 상품에 많이 가입했지만, 이제는 20~30대가 이들 상품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다양합니다.
- 1인 가구와 자녀 없는 부부가 늘어나면서, 사망 이후 가족을 위한 보장 필요성이 줄어들었고,
- 자녀가 있는 가정조차도 '종신보험보다 주식이나 코인 등 투자로 자산을 불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보험사의 전략 변화: 건강보험 중심으로
이런 흐름에 맞춰 생명보험사들도 전략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예전처럼 종신보험, 연금보험 중심에서 벗어나, 건강보험이나 간병보험 등 보장금액이 작고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을 대거 출시하고 있습니다.
- 질병, 상해, 간병 등 실생활 리스크에 대비하는 상품이 인기입니다.
- 월 보험료가 수천 원대인 무·저해지보험(해지환급금이 적거나 없는 대신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보험료, 보장금액 축소…회계제도 변화도 한몫
이렇게 보험료와 보장금액이 줄어든 배경에는 최근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17)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새 기준에서는 보험사의 수익성을 미래 예상 수익인 신계약서비스마진(CSM)으로 평가하는데, 건강보험 같은 단기·저가 상품이 오히려 종신보험보다 CSM을 쌓는 데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손해보험사까지 '저가 경쟁'…시장 경쟁 치열
흥미로운 점은 생명보험사뿐 아니라 손해보험사까지 저렴한 보험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늘어나 좋지만, 보험사들은 저가 경쟁 속에서 수익성 확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앞으로 보험시장, 어떻게 달라질까?
결론적으로, 생명보험 시장은 신세대 소비자의 변화된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 그리고 회계제도 변화에 맞춰 빠르게 진화 중입니다. 이제는 '고액 보장'보다는 실생활에 꼭 필요한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보험료 부담을 줄인 합리적인 상품이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보험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상품인지, - 보장 내용과 보험료가 적절한지, - 해지환급금 등 상품 구조는 어떠한지
이런 점을 꼼꼼하게 비교해보고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보험 시장의 변화와 트렌드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알려드릴 테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