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광물 자원 위기: 중국 의존도 심화와 해외 자원 개발의 딜레마

한국의 주요 광물 공급망, 왜 경고등이 켜졌을까?

최근 한국 정부와 산업계는 주요 광물의 공급망 문제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큰 긴장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2차전지(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희귀금속과 전략광물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세계적인 자원 무기화 흐름 속에서 한국 경제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국 의존 심화…중국 편중이 심각하다

한국은 자원 빈국입니다. 핵심 원료인 금속의 수입 의존도가 99%에 달할 정도로 거의 전량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특정 국가,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해마다 심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4년 기준, 특정국에서 50% 이상 수입하는 광물은 23종에 달합니다. 이 중 16개가 중국에서 절반 이상을 들여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튬의 경우 전체 수입의 87%가, 희토류는 88%가 중국에서 오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만 해도 특정국 수입 의존 광물이 17개였지만, 2021년부터 20개를 넘었고 2024년에는 23개로 늘었습니다. 바륨, 카드뮴, 갈륨 등도 특정국 의존도가 높아진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처럼 중국에 대한 의존이 심화되면서, 만약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거나 세계적 분쟁이 생기면 한국 산업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되고 말았습니다.

왜 중국 의존이 위험한가?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61%를 차지하며, 리튬·코발트·갈륨 등 첨단산업 핵심 소재의 ‘자원 무기화’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미 갈륨, 텅스텐 등 7개 핵심 광물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어, 주요국들은 공급망을 다변화하거나 자국 내 생산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2030년까지 주요 희귀금속의 특정국(특히 중국)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오히려 최근 들어 중국 의존도가 더 높아진 상황입니다.

자원 확보 경쟁, 일본과의 격차

이런 자원 불안 속에서 일본은 해외 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6대 전략 광물(석탄, 우라늄, 철, 구리, 아연, 니켈)에 대한 자국 개발률은 69.9%에 달하지만, 한국은 34.4%에 불과합니다. 그마저도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기업에만 의존하는 구조라, 리스크 관리가 취약합니다.

대표적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코브레파나마’의 위기

한국이 참여한 대표적 해외 자원 개발 사례가 바로 파나마의 ‘코브레파나마 구리광산’입니다. 이 광산은 세계 10대 구리 광산으로, 연간 35만 톤을 생산하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 2009년부터 투자해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근 운영비 미납으로 지분이 9% 이하로 희석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2023년 12월에는 현지 환경문제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고, 파나마 대법원의 판결로 광산 운영이 중단되었습니다. 최근 재가동 협상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합니다.

지분 희석이 현실화될 경우, 미래 전기차·AI 산업·데이터센터 등에서 구리 수요가 폭증하는 글로벌 흐름에서 한국의 전략적 입지가 크게 약화될 수 있습니다.

공급망 불안,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

주요 광물의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면 반도체, 배터리 등 한국의 주력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코발트, 갈륨, 희토류 등 첨단소재의 수출을 통제하며 ‘자원 무기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도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와 전략은?

한국이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합니다.

  • 해외 자원 개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 투자와 지원 강화
  • 민간기업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정책적 지원 및 리스크 분산 체계 마련
  • 일본, 미국처럼 해외자원개발·재자원화(리사이클링) 등 공급망 다변화 정책 추진
  • 국내외 광물 매장량 확보, 비축 확대, 재자원화 인프라 투자 등 중장기 전략 수립

지금처럼 특정국, 특히 중국에 대한 광물 의존도가 계속 높아진다면, 글로벌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한국 산업 전체가 휘청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이처럼 주요 광물 확보 경쟁은 단순히 자원 문제를 넘어 국가 경제와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이슈입니다. 앞으로 정부와 산업계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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