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클의 나스닥 상장, 왜 이렇게 화제가 됐을까?
최근 미국 나스닥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이 바로 '서클(Circle)'입니다. 서클은 미국 달러와 1: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회사예요. 상장 직후, 주가가 무려 247%나 오르면서 가상자산 업계뿐만 아니라 전통 금융시장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화려한 데뷔 뒤에는 무려 3년에 걸친 도전과 좌절, 그리고 철저한 준비가 있었어요. 오늘은 서클의 나스닥 상장 성공 스토리와, 이와 맞물려 한국에서 논의 중인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그리고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쉽게 풀어드릴게요.
서클, 상장 3수 끝에 드디어 나스닥 입성!
서클의 상장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1년에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방식을 통해 나스닥에 들어가려 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제동으로 무산됐어요. 이후 2023년 말에는 상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주회사를 미국으로 옮기는 결단을 내렸죠. 그 전까지 서클은 법인세가 낮은 아일랜드에 지주회사가 있었어요.
올해 4월에는 직접 IPO(기업공개)를 시도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때문에 또 한 번 연기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업계에서는 코인베이스나 리플 같은 대형 기업이 서클을 인수할 것이라는 루머도 돌았지만, 서클은 꾸준히 독자 노선을 유지했습니다.
결국 지난 6월 4일, 서클은 클래스A 보통주 2,400만 주를 공모하며 나스닥에 상장했고, 블랙록과 아크 인베스트 같은 대형 투자자들의 지분 확보 소식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공모가는 31달러였지만, 상장 후 이틀 만에 주가가 107달러까지 오르며 시가총액이 약 216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상장 전 평가된 기업가치(68억 달러)의 3배를 넘는 수치입니다.
스테이블코인 1위 '테더', 왜 상장 안 할까?
서클이 나스닥에 입성했다면, 반대편에는 조용히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테더(Tether)'가 있습니다. 테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 USDT를 발행하는 회사로, 시가총액은 약 1,500억 달러, 업계 점유율도 67%로 압도적이에요.
서클이 상장에 성공하자, "그럼 테더도 IPO 하나?"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왔지만, 테더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굳이 상장할 이유가 없다"는 거죠. 실제로 테더는 지난해 61억 달러의 수익과 45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이익의 대부분은 미국 국채 이자 수익에서 나오고, 일부는 금과 비트코인 보유분의 평가이익입니다.
테더는 과거 준비금 투명성 문제로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는 분기별로 준비자산 보고서를 공개하고 외부 회계법인 검증도 받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글로벌 회계법인 빅4의 정식 감사를 받지는 않아 일부에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테더는 상장보다는 글로벌 시장 확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중동 등에서 현지 인력을 채용하며, 국내에서도 정책 및 거래소 대응 담당자를 모집 중입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국내 5대 거래소에서 유출된 가상자산의 47%가 테더와 USDC 같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었습니다.
한국,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본격화
서클의 나스닥 상장과 테더의 글로벌 확장에 자극받아, 한국도 본격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시대를 준비 중입니다.
최근 국회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발의됐습니다. 핵심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외환 규제나 법적 불확실성 때문에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면 본격적인 발행이 가능해집니다.
법안은 금융위 인가제를 통해 발행을 허용하고, 자기자본 5억 원 이상의 국내 법인만 발행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준비금 보유와 환불 보장 등 투자자 보호 장치도 포함돼 있습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한국의 통화 주권을 지키는 전략적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거의 달러 기반인데, 이런 구조가 고착화되면 한국 원화의 디지털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과 정부, 스테이블코인 정책 놓고 신중한 줄타기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의 빠른 제도화가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로 신중한 입장입니다. 민간이 만든 디지털 화폐가 널리 쓰이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공식 화폐의 역할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비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 위기 시 대량 환매(뱅크런)로 금융불안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 한국은행이 직접 감독 권한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한국은행은 현재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먼저 시장을 차지하면 CBDC의 역할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다음 달 초에는 '스테이블코인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대형 컨퍼런스도 예정돼 있습니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좀 더 유연한 입장입니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주요국에서 스테이블코인 제도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시대 흐름에 맞춰 발행 주체를 한정하지 말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반응과 앞으로의 과제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 토스, 업비트 같은 주요 사업자들이 유력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주가도 들썩이고 있죠. 하지만 실질적인 제도 정비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입니다. 자금세탁방지법, 전자금융거래법, 외국환거래법 등 기존 법령과의 정합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거든요.
결국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어디까지 확장될지는 '누가', '어떻게', '어떤 제도' 안에서 만들고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이 달러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한국의 선택과 준비가 점점 더 중요한 시점이 되고 있습니다.
마치며: 디지털 시대, 한국의 현명한 선택은?
서클의 나스닥 상장은 스테이블코인이 전통 금융시장과 본격적으로 접점을 넓혀가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테더처럼 제도권 밖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서클처럼 제도권 진입을 선택한 기업도 있습니다. 한국은 통화 주권과 디지털 경쟁력, 그리고 금융안정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나가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앞으로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그리고 한국의 금융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함께 지켜봐 주세요!